🐝 패션 바잉MD의 업무 변화와 전망

 이번 포스트는 내가 해외 브랜드 패션 바잉 MD로 근무하면서, 업무나 상황이 예전에 비하여 조금 변화된 느낌을 받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피렌체 남성 패션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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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바잉MD의 판매 전략은 마케팅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

 MD는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는 데 있어서, 상품에 집중하는 것이 주된 업무인데, 요즘은 질 좋고 저렴한 것이 경쟁력 있는 상품이 되지 않는다. 질 좋고 저렴한, 말 그대로 '가성비'가 뛰어난 상품이 차고 넘치기 때문에 이 것은 상품 기획의 기본 중의 기본이 되었다.

 또 웬만한 넘사벽의 명품 브랜드(샤넬, 에르메스 등)가 아니고서야 구매를 하는데 '브랜드'는 큰 의미가 없어졌다. 어중간한 브랜드들의 상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한 상품들이 많이 나왔고, 그러다 보니 '노브랜드'로 가격 거품을 없애었다는 판매 전략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어떤 컨템 브랜드의 플라워 원피스가 40-50만 원 대라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길을 걷다 SPA 브랜드인 ZARA나 H&M 등의 매장에 걸려있는 8-9만 원짜리 비슷한 원피스가 있으면 나라도 더 저렴한 원피스를 구매할 것 같다.

 그래서 이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마음을 살 수 있는 전략을 MD는 상품 기획을 하면서부터 같이 움직여야 한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원단, 환경보호에 동참하기 위한 에코퍼, '우리 브랜드의 가치는 00인데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며 가치를 실현시키고 있다'던가 하는 등 사회의 흐름에 맞춘 적절한 마케팅을 세우는 것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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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샵이 뜬다, 소비자들은 브랜드보다는 상품 하나에 열광한다.

 나는 하나의 독점 브랜드도 맡아 보았고, 편집샵도 같이 했다. 바잉 MD로 이 두 일을 비교했을 때 솔직하게 말하자면 하나의 브랜드 MD로 있는 것이 머리가 덜 복잡하다. 편집샵은 여러 개의 브랜드가 섞여있기 때문에 각 브랜드마다의 해외 담당자도 다를뿐더러 거래조건, 수입 들어오는 시기 등 개별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사항이 많아서 훨씬 손이 많이 갔던 것 같다.

 그런데도 왜 편집샵들이 생겨 났을까? 옛날 같으면, 혹은 지금의 기성세대들은 한 브랜드의 '충성 고객'이 많았다. 그 브랜드를 믿고, 좋아하기 때문에 한 브랜드에서 티셔츠, 바지, 외투 등을 다 사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구매패턴은 이렇지 않다. 어느 브랜드의 티셔츠가 유행이면 그 브랜드에 가서 티셔츠만 사고, 어느 브랜드의 가방이 유행이면 그 브랜드의 가방만 산다.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 '상품'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각 브랜드의 인기 아이템들만 모아서 판매하는 편집샵이 뜨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오프라인 명품 편집샵도 지금은 온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에 밀려 주춤하고 있다. BEAKER나 LAUM등의 유명 편집샵도 그 매장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이라던가, 큰 폭의 할인율을 제공하지 않는 한 경쟁력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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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빅데이터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까지도 MD의 주요 업무는, 판매율을 분석하고 정리해서 다음 시즌 오더 금액을 측정하는 일이다. 지난 포스트에도 나는 이 업무가 단순 반복처럼 느껴졌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 업무를 할 수 있다고 해서 앞으로 이 것이 MD의 경쟁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왜 MD가 점점 마케팅이나 다른 쪽의 전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는, 과거의 판매율을 분석하고 다음 시즌 오더량을 계산하는 건 인공지능으로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빅데이터 시장이 점차 커지는 만큼, 범람하는 다양한 자료들을 활용해서 패션MD로서 업무에 접목시키는 능력도 갖추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