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좋아하던 패션MD를 그만둔 이유

 나는 패션 BUYING MD로 일했던 경험은 너무 재미있고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패션회사에서 바잉 엠디로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 스스로 꽤부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하는데 특히나 퇴사 전 2년 전부터는 거의 이를 악물고 버텼던 것 같다. 번아웃 증후군의 일종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3/6/9 법칙처럼 어느 순간 찾아온 회의감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생각하기 나름..! )

 

▼ [번아웃 증후군 관련 포스트]

2019/12/16 - [LIFE/DAILY LIFE] - 🐝 번아웃 증후군과 예방법

 

몇 년전 쇼룸에서 허세거울샷★

 나는 퇴사 이유를 크게 아래의 3가지로 추릴 수 있었다.

 

 첫 째로 야근, 잦은 출장 스케줄로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고, 수시로 바뀌는 스케줄 탓에 워라벨이 좋지 못했다.

 과거보다 워라벨을 중시하면서 나름의 개선이 되어가고 있으나, (일부 몇 대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일반적인 패션 회사는 아직 워라벨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핑계일 수도 있지만, 평일에 일하고 집에 오면 평균 8시~10시라 간단하게 씻고 정리하고 밥 먹으면 잘 시간이었고, 주말에는 평일에 못다 한 청소, 가족 일정, 친구들 만나기, 여가 활동으로 자기 계발을 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 +게다가 바잉 엠디를 하다 보니, 갑작스러운 해외출장이 잦았고 한번 출장 다녀오면 온 몸이 부서질 것 같았다.. 바잉 엠디는 정말 체력 싸움인 듯...)

 

  둘째로, 정년퇴직 나이는 만 60세라고 하는데, 100세 시대인 요즘 나는 60세 이후에 무슨 일을 해야 하지?

 그것도 2016년에 직원 300명 이상인 기업에만 의무화하고 있고, 그대로 지켜진다 해도 실제로 정년퇴직 나이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몇이나 되던가 싶다. 아직 내가 정년 퇴직까지 30년 남았다고 해도, 패션 회사에만 올인한다면 정년 퇴직 후에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

 

 셋째로, 월급 월급 월급이다.

 대기업을 제외한 웬만한 패션회사의 초봉은 (2019년 기준) 3,000만 원을 넘지 못한다. 보통 2,400~2,800선인 것 같다.

주변에 비슷한 직종의 지인들과 만나서 월급 이야기만 나오면 서로 속상하다고 이야기한다. 패션, 디자인 관련 전공자들은 입시 비용과 대학교 등록금 등 나름의 투자(?) 대비 한국 시장에서 받는 연봉은 많이 낮게 측정되어 있다.

(나도 미술 입시 비에 대학 등록금에 많은 돈이 들었는데, 2014년 6월에 입사해서 수습기간 때 첫 월급은 80만 원이었다. 그렇게 첫 월급 받았을 때 기분이 좋은 게 아니라 맥이 빠졌다. 꺄르륵)

 얼마 전, 어느 포스트에서 우리나라에서 박봉인데 해외에서 대접받는 직업 TOP 5에 웹 디자이너가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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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디자이너 미국 평균연봉 – 약 8만1670달러 (한화 약 9230만원 ) 한국 평균연봉 - 약 2400만원

|출처| 글래스도어 | 인크루트|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7548815&memberNo=27908841

우리나라에서 박봉인데 해외에서 대접받는 직업 TO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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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직업이던 힘든 건 마찬가지고, 또 나름의 고충을 안고 산다.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힘든 것도 모르고 일할 때도 있고, 그러다 보면 나중에 빛을 발하게 된다. 나의 역량이 저 한계들을 뛰어넘지 못한다고 생각했기에 진로를 바꾸려 한 것이고, 저렇게 생각하게 된 건 나의 주관적인 견해일 뿐이다.)

 

 

  이러한 고민들로, 결국 퇴사하게 되었다.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가 아깝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또 그러한 기간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미술 전공을 살려서 내가 장기적으로 오래 할 수 있는 일/ 흥미& 가치를 느끼는 일이 뭐가 있을까 진로를 탐색하던 중, [미술 심리상담사] & [미술 교사]를 알아보게 되었다.

 

 이 두 가지 직업 중, [미술 교사]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 적어볼까 한다.